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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시선이 ‘신서유기’에 몰리는 이유

기사승인 2015.09.03  21: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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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기반 방송 콘텐츠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 가늠할 잣대

“인터넷 방송이 뭐예요? 인터넷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예요? 잘하면 나는 못 볼 것 같아.(웃음)”(강호동)
“우리 아버지도 어디서 해? (라고 물으시길래) 그래서 (내가) 아빠는 못 봐.(웃음)”(은지원)
-<신서유기> 1차 예고편 중.

오는 4일 오전 10시 첫 공개되는 CJ E&M의 새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가 핫이슈다. 나영석 PD와 강호동, 이승기, 은지원, 이수근 등이 의기투합한 이번 프로그램은 KBS <1박2일> 시즌1 시절의 제작진과 멤버들이 다시 뭉쳤다는 이유만으로도 제작 전부터 큰 화제가 됐다. 여행 예능에 게임쇼를 접목했다는 <신서유기>는 ‘서유기’ 컨셉의 캐릭터와 스토리텔링을 활용하는 등 새로운 재미를 보여줄 것을 기대되고 있다.

▲ 나영석 PD의 새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가 오는 4일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첫 공개된다. ⓒtvN go

네이버와 손잡고 인터넷에만 공개

그런데 <신서유기>에 방송가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이 프로그램, 프로그램은 있는데 방송국이 없다. 예고편과 제작발표회 동영상만으로도 이미 총 재생 수 400만을 넘긴 기대작이지만 시청자들은 <신서유기>를 TV에서 볼 수 없다. CJ E&M은 <신서유기>를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인터넷으로만 공개할 예정이다.

방송채널을 갖고 있는 사업자가 제작한 프로그램, 스타 제작진과 인기 연예인들이 만든 프로그램이 이렇게 인터넷을 통해서만 공개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웹드라마, MCN 등이 인기를 끌며 웹·모바일이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지는 오래지만, 아직까지 방송과 웹은 파급력 측면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지상파의 경우 MBC가 <마이리틀텔레비젼>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이 경우에도 인터넷 방송을 편집해 TV로 보여주는 방식을 취했으니 온전한 웹 기반 콘텐츠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런 측면에서 <신서유기>는 그 자체로 새로운 시도다.

‘아날로그 감성’으로 알려진 나 PD가 웹 기반의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 것은 웹 기반 플랫폼이 방송에 비해 심의가 자유롭고 제재가 적다는 점을 장점으로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나 PD는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인터넷 플랫폼에 대해 “브랜드 노출도 자유롭게 가능하고 뭐든 한꺼풀 벗긴 채로 하는 것이 가능하다”라며 “좀 더 편하게, 자제하거나 거리낄 것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출연멤버인 이승기도 “방송을 할 때는 보이지 않는 선 같은 게 있는데, 제약이나 규제가 없는 인터넷이다보니 그런 점이 몹시 자유롭고 좋았다”라고 전했다.

거친 표현도 여과 없이 내보낼 수 있고 특정 브랜드 등을 그대로 노출할 수 있다는 점 등이 매력으로 작용한 셈이다.

실제로 <신서유기>는 미리 공개한 예고 영상에서 ‘치킨 브랜드 이름 대기’ 게임을 하는 등 웹 기반 프로그램의 특성을 십분 활용했다. 이 같은 모습은 앞으로 공개될 영상에서도 많이 나타날 예정이다.

나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이 점을 언급하며 광고주들에게 어필하고 싶다는 내용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기도 했다.

그는 “현장에서 브랜드 이름을 대는 게임을 하기도 하고 농심 컵라면을 먹는 등 광고를 노렸다”라며 “이번에는 시간이 없어서 PPL을 받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광고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연진들도 “수많은 브랜드의 이름을 마구 언급했다”라며 “정말 자유로운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농담처럼 던진 말이지만, 나 PD의 말을 마냥 흘려들을 수만은 없다. <신서유기>가 실제로 광고주들의 마음을 잡는 데 성공한다면 앞으로 웹 기반 콘텐츠는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게 될 수도 있다.

▲ 나영석 PD의 새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가 오는 4일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첫 공개된다. ⓒtvN go

10분 안팎의 러닝타임, 모바일 이용자 타깃 

모바일에 최적화 된 형태로 제작됐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요소다.

CJ E&M은 다수의 채널을 갖고 있지만, <신서유기>를 방송으로 내보내는 대신 ‘tvN go’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모바일 예능제작소’를 표방하는 ‘tvN go’는 모바일 전용 콘텐츠를 제작·서비스하는 디지털 콘텐츠 브랜드다. <신서유기>를 ‘tvN go’의 콘텐츠로 제작하고 인터넷을 통해서만 방송하기로 결정한 것은 앞으로 CJ E&M이 TV를 벗어난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신서유기>는 모바일 기기에서 부담 없이 볼 수 있도록 매회 영상을 에피소드 별로 10분 안팎의 클립 여러 개로 쪼개어 공개할 예정이다. 완성된 ‘본 방송’이 이런 방식으로 제공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런 실험적인 시도에 대해 나 PD는 “60분이 넘는 긴 영상을 모바일로 보기에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해 가볍게 꺼내먹듯 즐길 수 있는 방식을 택했다”라며 “각 클립마다 기승전결이 있도록 편집해 제공할 예정이니 시청자들은 상황에 따라 쉽고 간편하게 즐겨주시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신서유기>를 첫 공개하는 시간대를 오전 10시로 정한 것도 모바일 기반 콘텐츠라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나 PD는 “이런 실험적인 시도가 우리도 처음이라 네이버 TV캐스트 담당자에게 문의했다”라며 “12시 점심시간에 식사하면서 편하게 보기 좋은 콘텐츠라는 점을 감안, 오전 10시에 공개하는 게 어떻겠냐는 조언을 받고 그렇게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방송 콘텐츠의 중국 인터넷 진출, 포털 QQ 독점 공개

<신서유기>는 3억 2000만 명 가입자를 보유한 중국 최대 규모 포털 사이트 QQ를 통해 콘텐츠를 독점 공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때마침 <신서유기>는 중국을 배경으로 한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신서유기>가 웹 기반 플랫폼을 이용한 중국 시장 진출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지점이다.

나 PD는 “그 동안 ‘꽃보다 시리즈’를 만들면서 전세계를 많이 다녔는데, 중국은 스케일이 크고 우리 역사와의 연관성도 있어서 일회성으로 다녀오기엔 아까운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중국만 따로 다루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는데 이번에 중국의 각 성을 돌아보는게 어떻겠냐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물론 <신서유기>에 모인 관심만큼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1박2일>의 ‘아류작’이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이 같은 새로운 시도들이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의견이다. 도박으로 물의를 빚고 방송활동을 중단해 온 이수근과 재기 후 부진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강호동의 출연에도 관심이 모인다.

나 PD는 “시청률이라는 기준이 있는 방송과 달리 인터넷은 아직까지 명확한 기준이 없어 마음은 편하다”라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나갈 약 20화 정도의 프로그램 총 조회수가 천만 이상은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 나영석 PD의 새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가 오는 4일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첫 공개된다. ⓒtvN go

웹기반 콘텐츠 제작, 타방송사에도 영향 미칠듯

<신서유기>가 웹기반 콘텐츠의 성공모델로서 방송계 새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박원기 책임연구원은 <신서유기>의 시도에 대해 “다양한 채널로 미디어를 소비하는 수용자들의 경향을 적극 따라간 것”이라며 “아직은 방송매체의 힘이 강해서 인터넷 기반 콘텐츠가 큰 힘을 발휘하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가능성 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상파나 케이블 등 기존 방송 플랫폼에서는 심의 등 여러 가지 규제가 심한 편인데 모바일과 웹에서는 이런 제재를 피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 광고주에게 다양하게 어필이 가능하다”라며 “아직은 인터넷의 파급력이 방송보다 약하다는 점에서 실험적인 시도이지만 방송매체가 위축되고 있는 현실을 봤을 때 장기적으로는 ‘대세’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한편 케이블 방송사가 지상파보다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에 훨씬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박 연구원은 “케이블이 발 빠르게 실험적인 시도를 계속하는 반면, 지상파는 오히려 케이블을 따라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라며 “넓게 보면 <신서유기>의 시도는 방송 매체와 콘텐츠산업에 큰 변화를 주는 기제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onmymind@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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