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유화 저지 투쟁..“OBS 정리해고 철회·대주주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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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정상화와 대주주 경영 사퇴 등 요구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지부장 유진영, 이하 OBS 지부) 소속 조합원들과 OBS 임직원들이 결의대회를 열고 최근 사측이 대기발령 등의 형태로 임직원들에게 내린 정리해고 조치의 철회를 촉구했다. 동시에 대주주의 경영 일선 퇴진, 방송 정상화 등도 요구했다.

OBS 구성원들은 24일 오후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OBS 사옥 앞 광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방송사유화 저지’ 끝장 투쟁을 선포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50여 명의 인원이 모여서 정리해고 철회와 방송 정상화 촉구를 위한 의지를 다진 이 자리에는 언론노조의 각 지부장, 민주노총 인천본부장 등 언론·시민단체 인사들도 참석해 목소리를 보탰다.

▲ 24일 오후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OBS 경인TV(사장 최동호) 사옥 광장에서 열린 '2017 임단협 투쟁 승리·방송사유화 저지' 투쟁결의대회에서 유진영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 제공

이들이 투쟁에 나서게 된 이유로는 개국 이후 10여 년간 이어진 경영난과 임금 조건 악화, 인력감축, 그리고 지난해 말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로부터 1년의 조건부 재허가를 받은 직후에 벌어진 정리해고 사태 등이 있다.

유진영 언론노조 OBS 지부장은 “(지난해 사측이 ‘혁신경영’의 일환으로 조성한 SWAT팀을 최근 해체시키고 팀 인력들을 외주화하려는 조치에 대해) 도대체 누굴 위한 혁신인가. 지역 시청자가 혁신을 원하나, 아니면 10년 동안 희생해 온 (OBS) 구성원들이 원하나. 참 알 수 없는 혁신”이라며 “좋은 방송 만들겠다고 10년 동안 노력한 저희에게 정리해고의 칼날을 들이댄 경영진에 당당히 맞서서 2017년을 OBS를 바로 세우는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언론·시민사회단체 지지·연대 성명 이어져…“OBS 투쟁, 외로운 투쟁 아니다”

OBS 지부에 따르면, 이날 참석한 언론‧노동 단체들 외에도 언론노조 코바코‧스카이라이프 지부와 아리랑 국제방송‧MBC 플러스‧MBC C&I‧시청자미디어재단 등이 연합한 단체인 미디어발전협의회(의장 박세진),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지역민방 2개사가 연합한 방송노조협의회(의장 윤창현 언론노조 SBS 본부장), 경기방송‧경기신문‧경기일보‧경인일보‧인천일보 등 경인지역 5개 언론사의 연합단체인 경인언론노동자협의회(경인언노협) 등이 연대‧지지성명 발표와 성금 기부를 통해 OBS 구성원들과 뜻을 같이 했다.

김환균 위원장은 “대주주와 경영진은 자신들의 무능으로 빚어진 경영상 어려움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이렇게 경영진의 자격이 없는 사람들, 대주주로서 의무를 다 하지 않는 사람들을 우리가 단죄하고 단단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여러분(OBS 구성원)의 싸움은 여러분뿐만 아니라 언론노조의 모든 조합원들이 함께 하는 싸움이 될 것이다. 끝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승리하자”고 말했다.

박세진 코바코 지부장은 “한 때 iTV(OBS 전신)와 OBS에 방송 광고를 판매했던 코바코 지부에 있는 사람으로서 이 자리에 오면서 원죄를 지은 것처럼 마음이 착잡했다. 정리해고가 눈앞에 다가와 있고 돌아가는 상황도 녹록치 않지만, 미디어발전협의회 회원사들 850여 명 전체가 OBS(구성원들)를 지지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 왔다”고 하며 응원의 목소리를 보탰다.

▲ 24일 오후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OBS 경인TV(사장 최동호) 사옥 광장에서 '2017 임단협 투쟁 승리·방송사유화 저지' 투쟁결의대회가 열렸다.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 제공

인천지역 노동자를 대표해 참석한 김창곤 본부장은 “16년 전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사태 때 회사가 1750명을 한 번에 날려버렸다(해고했다). 하지만 ‘공장에 돌아간다’는 신념 하나로 1년 동안 죽을 각오로 싸워서 3년 만에 1750명 전원이 복직한 사례가 있다”며 “16년 전 그렇게 정리해고 당하고, 경찰 등 공권력에 두들겨 맞고, 회사 이간질에 흔들렸지만 (노조) 동지들과 지도부를 믿고 함께 싸운 덕분이다.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가 (방송 사유화 저지) 투쟁에 최대한 힘을 실어서 투쟁이 고립되지 않게, 외롭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OBS 지부는 “정리해고 계획 철회와 즉각 방송 정상화 돌입, 책임경영의 실현을 위한 부회장‧부사장 직제 폐지, OBS 대주주인 영안모자의 백성학 회장이 10년 간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OBS의 모든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 등의 3가지 사항을 결의한다”며 “OBS 지부는 이 3가지 사항 외에도 임단협 조정회의를 통해 OBS의 임금‧노동 문제들을 관철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8일 오전 10시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OBS 경영진단 긴급토론회’가 열린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홍영표 위원장(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 외 8명, 정의당 추혜선 의원‧무소속 윤종오 의원이 공동 주최하는 이 행사에는 경영컨설던트, 변호사, 미디어 학자, 시민단체 활동가 등 사회 각계 다양한 참석자들 간의 토론을 통해 재허가‧정리해고 등 OBS의 위기극복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토론회가 열리는 날인 28일은 OBS 지부에 의해 사측이 일부 임직원들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할 것이라고 보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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