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기소됐다고 다 유죄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 여권 추천 이사들, 방문진 이사회에서 검찰 기소에 대한 입장 표명 촉구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말해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고영주 방송문회진흥회 이사장이 "검찰이 기소한다고 다 유죄냐"라고 맞섰다.

▲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지난해 10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최강욱 구 야권 추천 이사는 20일에 열린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 “고영주 이사장이 불구속 기소됐다는 보도를 봤다”고 말하며 “고영주 이사장은 이제까지 이 문제에 대해 '잘못한 게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자신의 후배인 공안 검사로부터 기소를 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날 고영주 이사장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최 이사는 “검찰은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한 말에 대해 명예훼손이라고 검찰이 판단했다. 이정도 상황이면 책임을 맡고 있는 검찰의 공안검사란 걸 명예롭게 생각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해 한 마디 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영주 이사장은 이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채 “이것으로 경과 및 동정 보고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최강욱 이사는 “그런 태도 때문에 'MBC가 적폐세력의 총본산'이라는 비판을 안팎에서 받는 것 아니냐"며 비판하며 “그런 생각을 가지고 언제까지 계실거냐"며 "스스로 5%라고 자임한다면 할말은 없다. 공영방송 이사회 이사로서 기본적인 양심과 품위를 지켜가며 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고영주 이사장은 “안건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최 이사는 “이사장과 관련된 동정이니 상관있는 거 아니냐”며 “본인이 궁하면 안건과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하나. 본인이 곤란하니 말이 없는 건가. '검찰이 나를 조사하면 무혐의가 될 게 확실하다'고 당당한 태도를 취했는데 지금 입장이 있어야하는 거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러자 고 이사장은 “검찰에서 기소되면 다 유죄입니까?”라고 되물었다. 최강욱 이사의 문제제기에 대해 "한심하다"고 말하던 이인철 이사는 “이사장님, 회의를 진행하시죠”라며 “불필요한 시빗거리에 휘말릴 필요는 없다”고 말하자 회의는 다음 안건 논의로 넘어갔다.

현재 고영주 이사장과 구 여권 추천 이사들은 MBC 구성원들로부터 사퇴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날 방문진 정기이사회가 열리기 전 방문진 사무실이 위치한 여의도 율촌빌딩 6층 복도에서는 “김장겸 MBC 사장 퇴진”과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MBC 구성원들의 피켓 시위가 30여분간 이어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김연국) 조합원 20여명은 구 여권 추천 이사들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이 김광동 구 여권 추천 이사에게 “사퇴할 생각이 없냐”고 질문하자 김 이사는 김 위원장의 얼굴을 몇 초간 쳐다보다가 아무말 없이 회의실로 들어갔다.

▲ 방문진 정기이사회가 열리기 전 방문진 사무실이 위치한 여의도 율촌빌딩 6층 복도에서는 “김장겸 MBC 사장 퇴진”과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MBC 구성원들의 피켓 시위가 30여분간 이어졌다. ⓒPD저널
▲ 방송문화진흥회 김광동 이사(구 여권 추천 이사)가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을 보고 회의실로 가고 있다. ⓒPD저널

한편, 방문진은 이날 이사회에서 ‘2016년도 MBC 경영평가 결과 승인 및 공표 결의건’ 결의 여부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으나 경영평가 보고서 의결은 8월 임시이사회에서 의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6일 이사회에서도 여‧야 이사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 보고서 승인을 보류한뒤, 이사들의 의견을 보고서 집필 교수에게 전달하기로 결정했으나 또 미뤄진 것이다. 

구 여권 이사들은 “교수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며 “한 번 더 수정 요청을 하자고 제안”했다. 구 야권 이사들은 “우리가 요청한 사항도 반영이 안 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지난해 2015년도 경영평가보고서 결의할 때에는 당시 여권 이사들이 ‘교수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야한다’고 다수결로 보고서 원안 그대로 통과시켰지 않았나”라며 “이중적인 잣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이사들은 오는 8월 9일에 임시이사회를 열고 그 때 의결한다는 전제하에, 경평 보고서 의결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경영평가 소위원회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원배 이사는 "다음 이사회가 열리기 전 경영평가 소위원회를 개최해 경영평가 보고서를 집필한 교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