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PD 귀환 위해"...독립PD협회, 유가족과 남아공 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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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PD협회 "슈퍼갑 방송사 부당한 처우 문제 제기, 고인의 유지"

[PD저널=구보라 기자] 한국독립PD협회가 오는 23일 故 박환성, 김광일 PD 운구를 위해 유가족과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떠난다. 또한 방송사의 부당한 '갑질'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고인의 유지라고 강조했다.

한국독립PD협회는 21일 “두 독립 PD의 귀환을 위해 가족과 함께 떠난다”며 “순직 PD 귀환을 위해 동참해주신 방송문화예술인 동지들과 국민 여러분께 눈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환성, 김광일 PD는 지난 14일(현지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EBS <다큐프라임-야수의 방주> 제작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한국독립PD협회는 비보를 접한 19일 오후부터 두 PD의 귀환 비용 모금을 시작했다. 한국독립PD협회는 홈페이지에 두 PD를 추모하는 게시판을 개설했다. (▷한국독립PD협회 홈페이지

한국독립PD협회에 따르면 모금을 시작한지 약 30시간 만에 486명의 성금 50,243,000원이 모였다. 한국독립PD협회는 “여러분의 숭고한 뜻 하나하나를 고이 받들어 7월 23일 유가족과 함께 두 독립 PD의 귀환을 위해 남아공으로 떠난다”고 전했다.

이어 “비통에 빠진 유가족에게 변함없는 위로와 성원을 보내 주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송규학 한국독립PD협회장과 두 명의 독립PD협회원, 두 PD의 유가족은 23일에 떠나 28일에 돌아올 예정이다. 이들은 안치소, 사고현장, 사고차량 보관소 등을 방문하고 경찰관을 면담한다. 또한 운구와 유품 수습을 할 예정이다.

▲ 한국독립PD협회는 한국독립PD협회 홈페이지에 두 PD를 추모하는 게시판을 개설했다. ⓒ한국독립PD협회
▲ 한국독립PD협회는 한국독립PD협회 홈페이지에 두 PD를 추모하는 게시판을 개설했다. ⓒ한국독립PD협회

남아공에는 EBS 관계자들도 함께 떠날 예정이다. 한국독립PD협회와 EBS는 지난 20일 오후 사태 해결 방안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독립PD협회는 “모든 이해관계를 떠나 두 PD의 귀환을 대의로 하여 협회장 복진오 PD와 함께 유가족 방문했으며, 향후 운구 절차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인천에 있는 김광일 PD 가족들을 만나 위로하고 남아공 방문과 수습방안에 관한 논의을 진행했다.

한편 박환성, 김광일 PD 사망 이후 방송사의 외주제작사와 독립PD에 대한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요구가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한국독립PD협회는 EBS가 언론에 배포하려고 했던 자료에 대해 비판했다. 박환성 PD는 생전 <야수의 방주> 제작 중 EBS가 부당하게 간접비를 요구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협회에 따르면 EBS는 독립PD협회에 '외주제작 PD 사망 사고 관련 EBS 조치'라는 제목의 보도(예정)자료를 보냈다. 해당 자료에는 세 번째 조치사항으로 “고인을 모셔오기 위한 항공료, 체제비, 시신운구비 등 모든 비용은 EBS가 부담하기로 했으며, 이외에도 EBS는 보험금 청구 등과 관련한 법적, 행정적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적혀 있었다는 설명이다.  

독립PD협회는 “이제껏 방관해 왔던 이들이 추모 여론이 들끓며 사회적 이슈가 되자, 마치 자신들이 모든 사태를 수습해 오고 있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양으로 주객이 전도된 어이없는 주장을 취했다”고 비판했다.

한국독립PD협회 권용찬 대외협력위원장은 21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독립PD협회에서 보도자료를 받고 EBS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EBS가 지난 20일 오후 9시 44분 이메일을 통해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는 한국독립PD협회가 20일 오후에 EBS로부터 받았던 보도(예정)자료와는 다르다. EBS 보도자료에는 “모든 비용은 EBS와 독립PD협회가 공동으로 부담하기로 했으며”라고 적혀 있다. 

독립PD협회는 “아프리카 출국 전 EBS의 부당한 갑질 횡포에 굴하지 않고 용기와 지혜로 분연히 맞섰던 박환성 PD의 고귀한 뜻과 시대적 가치를 우리 한국독립PD협회원들은 끝까지 기리고 행동하여 가신 님의 뜻을 오롯이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권용찬 위원장도 “독립PD협회는 순직사태와 관련해서 EBS 측과 다툴 생각은 없다”고 말하며 “하지만 이제까지 만연했던 슈퍼갑 방송사의 부당한 처우에 대한 문제제기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이는 독립PD들의 생존권 문제이며, 고인의 유지이기도 하다. 이후로도 계속 투쟁해야할 문제다”고 말했다.

▲ 지난 7월 10일 남아공 현지에서 촬영 중인 故 박환성 PD(왼쪽)와 故김광일 PD(오른쪽) ⓒ한국독립PD협회
▲ 지난 7월 10일 남아공 현지에서 촬영 중인 故 박환성 PD(왼쪽)와 故김광일 PD(오른쪽) ⓒ한국독립PD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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