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파업 초읽기…아나운서들도 ‘출연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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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MBC본부 총파업 투표 결의…내달 파업 돌입 예상

[PD저널=이혜승 기자] MBC 파업이 임박했다. 잇따른 ‘블랙리스트’ 파문에 MBC PD, 기자, 아나운서들이 연달아 ‘제작중단’ 결의에 나서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17일 오후 총파업 투표 공고를 냈다. 이들은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최근 밝혀진 방송문화진흥회와 경영진의 ‘노조파괴’ 지시, ‘블랙리스트’ 파문 등을 총파업 투표 안건으로 내걸었다. 투표 결과에 따라 내달초즈음 MBC 구성원들이 총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MBC에서 제작중단에 돌입한 인원은 300여 명에 달한다. <PD수첩> PD들의 제작중단 선언에 이어 시사제작국 전체가 제작중단에 동참한 후, 블랙리스트 문건 등이 공개되면서 콘텐츠제작국 PD, 카메라기자, 보도국 기자, 보도국에서 전보된 비제작부서 소속 기자 등이 차례로 제작중단에 돌입했다.

▲ MBC 부당전보 아나운서.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변창립, 김범도, 손정은, 차미연, 강재형, 김상호, 황선숙, 신동진, 박경추, 최율미, 오승훈, 허일후 아나운서 ⓒMBC

MBC 아나운서들도 오는 18일 오전 8시부터 출연·업무중단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비제작부서에 부당전보 돼있는 아나운서들까지 총 27명(변창립, 강재형, 황선숙, 최율미, 김범도, 김상호, 이주연, 신동진, 박경추, 차미연, 류수민, 허일후, 손정은, 김나진, 서인, 구은영, 이성배, 이진, 강다솜, 김대호, 김초롱, 이재은, 박창현, 차예린, 임현주, 박연경, 한준호)이 출연·업무중단에 나선다.

김범도 MBC 아나운서협회장은 17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부당전보 된 선후배보다는 방송을 하고 있는 후배들 뜻이 중요했는데 찬성 의견이 생각보다도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아나운서 총회 결과를 전했다.

이어 김 회장은 “최근 김소영 아나운서까지 나가게 되지 않았나. 동기인 이재은 아나운서가 그동안의 아나운서국 파행에 대해 강하게 성토하면서 제작거부에 동의했다. 김나진 아나운서도 두 번 다시 이렇게 동료들을 내보내고 부당전보 당하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며 아나운서 출연·업무중단 돌입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 회장은 또한 “특히 <뉴스데스크> 주말 앵커를 하고 있는 박연경 앵커가 (앵커 자리에서) 내려오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기사를 읽는 게 부담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또 뉴미디어 뉴스편집부에 전보돼있는 신동진 아나운서는 동료 기자들이 모두 제작거부에 들어갔기 때문에 결의와 상관없이 혼자라도 업무 거부를 하겠다고 선언했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렇게 다 같이 모인 게 거의 5년만이었다. 총회 전에 사실은 서로 입장 차이도 있을 수 있고, 화합이 되지 못할까봐 걱정을 했다”며 “그렇지만 부당전보 된 선배들이 방송 거부에 들어가는 후배들을 격려하고 보듬는, 노조의 투쟁 방향과 파업의 대의에 다같이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다시 한 번 아나운서 동료들이 자랑스러웠다”고 설명했다.

아나운서들의 출연·업무 중단으로 당장 이번 주말부터 <뉴스데스크> 주말 앵커 공백이 예상된다. 또 라디오 방송, 스포츠 중계에서 아나운서들이 다수 활동하고 있어 프로그램에 계약직 아나운서 등 대체인력이 투입되거나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나운서들은 이날 사측에도 이 같은 결정을 전달했지만 별다른 대응은 전해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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