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이혜승 기자] 김원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가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고영주 이사장-MBC 경영진 퇴진에 속도가 붙어 MBC파업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방문진 관계자는 18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김원배 이사가 건강상의 이유로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아직 사퇴서를 내지는 않았지만 내일 오전중 사퇴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원배 이사의 사퇴로 방문진 이사진 구성에는 큰 변화가 생긴다. 기존에는 구여당 추천 이사 6명, 구야당 추천 이사 3명의 불균형 구조였지만 지난달 사퇴한 유의선 이사와 김원배 이사 공석에 현 여당 추천 이사가 자리하게 되면 여야 5:4 구조로 역전하게 된다.
방문진 이사회는 다수결로 표결이 이뤄지기 때문에 현재 안팎으로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에 대한 의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고영주 이사장 퇴진 이후에는 방문진 이사회가 MBC 김장겸 사장 이하 경영진 불신임 표결도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 방문진 관계자는 "다음주 중 보궐이사 2명이 (방통위로부터)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되면 임시이사회는 언제라도 소집할 수 있고, 안건을 그 자리에서 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구여당 추천 이사진이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에 반발해 집단사퇴를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방문진 이사회는 의결정족수 조건만 있을 뿐 '몇 명 이상의 이사가 참석해야 한다' 등의 조건은 없어, 남은 5명의 이사들이 이사회 소집과 의결을 충분히 진행할 수 있다.
방송문화진흥회법 제9조 '이사회의 구성'에 따르면 '재적이사 과반수가 이사회의 소집을 요구한 때에는 이사장은 지체 없이 이사회를 소집하여야' 하며, '이사회는 재적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명시돼있다.
한편 김원배 이사는 목원대학교 총장 출신으로 2013년 김충일 전 방문진 이사의 사퇴로 인한 공석에 보궐이사로 선임됐다. 이후 2015년 현 10기 방문진 이사진에 연임됐다.
정수장학회 출신이기도 한 김원배 이사는 이사 선임 당시부터 지금까지 목원대 총장시절 비리와 관련해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2013년 이사 선임 당시 10억대 교비 횡령 의혹에 휩싸인 바 있고, 2014년에는 총장시절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됐다 불기소처분 됐다. 하지만 최근 대전지검이 이에 대해서도 재수사를 진행하고 있던 상황이다.
김원배 이사는 방문진 이사로 지내는 동안에도 MBC 경영진과 뜻을 같이 하며 MBC 공정성 파괴에 부역했다는 평이 있다. 이에 최근 언론노조 MBC본부 대전MBC지부와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 등 언론·시민 단체들이 김원배 이사의 사퇴를 강하게 요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