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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블랙하우스’를 기대하는 이유

기사승인 2017.11.03  19: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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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야 언론인' 김어준의 무대 확장… 새로운 형태의 시사 프로그램 탄생 예고

[PD저널=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요즘 가장 핫한 유행어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유행어나 영화 대사가 아니라 “다스는 누구 겁니까?”다. 10년이나 케케묵은 질문이지만 SNS부터 국감장에 이르기까지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이미 한참 전에 용도 폐기된 이 물음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전국적인 유행어로 유통시킨 이는 팟캐스트의 전성시대를 열고 지금은 인기 DJ로 우뚝 선 변방의 재야 언론인 김어준이다. 그런 그가 수소폭탄급 유행어와 함께 무려 지상파 시사 프로그램에 입성하면서 시사예능 콘텐츠에 일대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김어준은 JTBC <썰전>를 비롯한 종편의 시사토크쇼와 정치 관련 팟캐스트 등의 시사 콘텐츠를 대중의 볼거리로 정착시킨 주인공이다. 그가 2011년에 만든 <나는 꼼수다>는 대안 언론 플랫폼의 가능성을 현실로 실현했고, 시사 예능의 토대를 마련했다. 그 어떤 방송사나 언론사의 도움 없이 시작한 이 콘텐츠는 당시 선거 국면에서 여론과 정치권에 엄청난 파장을 끼쳤다. 방송 콘텐츠의 변화라는 측면으로만 좁혀 보더라도 두 가지 중요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 11월 4일 5일 방송 예정인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SBS

첫 번째는 우리나라 최초로 정치를 예능 콘텐츠로 소화했다는 점이다. 유희적인 언어와 캐릭터를 극대화한 예능 문법으로 섹스와 함께 방송 콘텐츠의 최대 금기 사항이었던 정치의 족쇄를 풀어버렸다.

두 번째는 공영성이란 미명하에 기계적 중립에 매몰돼 제한적 정보 전달만 하거나 진영 논리에 빠져 있던 뉴스 보도의 방식과 개념을 해변에 널브러진 널빤지처럼 빛바래게 만들었다. 철저히 제도권 밖에서 이뤄진 일이었지만 파급력은 그 어떤 지상파 뉴스보다 강력했다. 이 성공은 다음 세대의 언론이 나아가야 할 지향을 제시했고, 뉴스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한 차원 높였다. <나는 꼼수다>는 대안 언론이라기보다 다음 세대 뉴스의 베타버전이었다.

그리고 6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정치를 씹고 물어뜯고 해석하는 <나는 꼼수다>식 시사 콘텐츠는 예능과 보도국 사이에 걸쳐진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 채널 별로 엇비슷한 게 많다보니 이제 진부하기까지 하다. 전원책 변호사의 하차와 맞물려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썰전>의 처지를 보듯 패널의 캐릭터와 역량이 미치는 범위도 한계가 있다.

그런데 시대가 변했다. 감히 떠들지 못했던 이야기를 뒷방에서 나누던 시절과 다른 세상이 되었다. JTBC<뉴스룸>은 탐사보도를 통해 대통령의 목덜미를 잡기에 이르렀고, 언론이 방아쇠 역할을 하고 국민의 힘으로 이룩한 탄핵 국면을 지나면서 골방에서 해설과 수다로 씹던 정치 콘텐츠의 단물은 점차 빠져갔다.

<나는꼼수다>와 <썰전>에서 이어져 온 시사예능, 시사콘텐츠의 영향력과 신선함은 대폭 감소했다. 그 사이 김어준은 수다가 아니라 견해를 담은 뉴스를 제공하는 데일리 라디오프로그램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맡아 대중적 영향력을 회복했다. 제작진과 긴밀한 협업 하에 전체 라디오 프로그램 중 청취율 2위에 해당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 2014년 3월부터 3년 6개월간 진행해온 팟캐스트의 보이는 방송 버전이라 할 수 있는 <파파이스>를 마무리하며 <나는 꼼수다> 시대의 시사 콘텐츠와 완전한 결별을 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11월 4일(토), 5일(일) 밤 11시 5분에 방송될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사뭇 기대된다. 정치 콘텐츠, 뉴스 유통의 정의를 바꾼 전력이 있는 그가 준비한, 다음 버전의 시사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아직 구체적인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티저와 인터뷰, 기사를 통해 기존의 시사토크 예능과 포맷을 달리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출신 제작진과 함께하는 만큼, JTBC<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와 유사한 심층보도에, 김어준 특유의 큰 그림과 쉬운 해설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심층 취재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포인트는 방송인으로서 김어준이 가진 능력인 유머와 대중적 파급력이다. 지금까지 우호적인 대중에게 주로 영향력을 끼쳤다면 이제 그 너머로 확장할 무대를 갖게 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자리를 빌려줄 정도로 전폭적인 지원과 기대 속에 ‘박근혜 5촌 살인사건’에 대한 의혹을 첫 번째 이야기로 다룬다고 한다.

김어준은 시사 콘텐츠의 지평을 열었으며, 현재 국가적, 정치적 어젠다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언론인이다. 무엇 때문인지 알려주고 짚어주는 것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찾아내고 꺼내 보이는 취재력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시사 콘텐츠가 탄생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정성이란 안락한 울타리 안에서 ‘감시견’의 본성을 자진 거세해왔던 기성 언론을 한 번 더 놀라고 불편하게 만들 시사 프로그램의 탄생으로 이어질까. 김어준이 준비한 시사 콘텐츠의 다음 버전은 과연 기대만큼 폭발력이 있을까. 연말이 가까워 오는 지금 가장 궁금한 이야기가 시작되려 한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webmaster@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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