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송사가 지역방송 위기를 극복한 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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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방송포럼 한일 PD 40여명 참여, 생존 전략 공유

[PD저널=박수선 기자] 한국과 일본의 지역 방송사 PD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의 특화 콘텐츠를 활용한 생존 전략을 공유했다.

한국PD연합회는 17일 부산에서 한국과 일본 PD 4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2017 지역방송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은 일본 지역방송사인 도카이TV의 아부노 카츠히코 PD와 RKB 마이니치 쿠마 나오키 PD가 사례 발표를 한 뒤, 한국 PD들과 질의‧응답을 주고 받는 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에선 강원영동‧광주‧부산‧울산‧제주MBC, KBS부산, CBS, TBC, OBS PD들이 참여해 지역방송의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댔다.

일본 나고야에 소재한 도카이TV에 재직 중인 아부노 PD는 지역 밀착 다큐멘터리의 영화 제작으로 지역방송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아부노 PD는 “경영진이 시청률이 저조한 다큐를 제작하지 않으려고 해서 7년 전부터 극장 상영을 추진했다”며 “2013년 사형수를 다룬 다큐는 일본 44개 상영관에서 개봉돼 2만 3천여명이 관람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극장뿐만 아니라 지역 변호사회에서 자주적으로 상영회를 개최하면서 사법문제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아부노 PD는 TV와 영화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체벌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을 때 영화에서 대담하게 표현했는데 관객들이 TV와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며 “적극적으로 표현을 해도 되는데 스스로 만든 규제를 만들고 있다는 걸 다른 방송사, PD들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지난 17일 부산 아르피나에서 한국PD연합회와 한국PD교육원의 주최로 열린 2017 지역방송포럼에서 한-일 PD들이 지역방송의 생존 전략을 주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PD저널

쿠마 나오키PD가 뉴스 프로듀서와 아시아전략실 담당 부장을 맡고 있는 RKB 마이니치는 지상파 ‘TV-인터넷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큐슈지역에 있는 아시아인과 아시아에 거주하는 큐슈인을 대상으로 한 동영상 사이트 ‘큐슈@아시아채널’이 그것이다.

쿠마 나오키 PD는 “인터넷 시장으로 새로운 수익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큐슈에 온 외국인 유학생을 겨냥한 콘텐츠를 만들기로 한 것”이라며 “예컨대 대만, 태국 등에서 유명한 연예인이 출연해 음식을 소개하는 방송을 만들어 동영상 사이트에 올리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쿠마 PD는 “스마트폰에 익숙한 이용자들이 많기 때문에 간단하게 동영상도 찍고 시청자들이 투고도 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했다”며 “인터넷을 통해 큐슈와 아시아를 연결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PD들은 일본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현실을 이야기하면서 시사점을 찾았다.

최선영 광주MBC PD는 “지역방송사 생존을 주제로 지역에 밀착한 다큐와 글로벌 확장 필요성을 이야기했는데, 한국의 현실은 레귤러 프로그램 만드는 것도 버겁다”며 “한국은 일본보다 뉴미디어의 확산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과연 일본의 사례를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성호 부산MBC PD는 “지역방송의 특성상 항상 공익성과 수익성 사이에서 고민하는데, 일본 PD 두명이 다시 방송의 기본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 의미가 있었다”며 “제작한 다큐를 영화에서 상영한 경험이 있는데, TV다큐가 극장에서 상영하는 다큐멘터리와 비교해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송일준 한국PD연합회 회장은 “일본에서 온 두PD가 방송사에서 일하는 연출자는 표현을 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다시 일깨워 준 것 같다”며 “국민에게 알리고 싶은 욕구와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 지상파 공영방송을 다시 세우려는 투쟁이 이어지고 있는 과정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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