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시간 참회록, KBS 재건 밑거름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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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시간 참회록, KBS 재건 밑거름 될 것”
KBS새노조, 10일 동안 '비리 이사' 해임 촉구 547명 릴레이 발언
  • 구보라 기자
  • 승인 2017.12.15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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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새노조) 조합원들이 비리이사 해임을 위한 방통위의 빠른 조치를 촉구하며 시작한 240시간의 릴레이 발언을 마무리했다. ⓒPD저널

[PD저널=구보라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새노조) 조합원들이 '비리 이사' 해임을 촉구하며 시작한 릴레이 발언을 240시간 만에 마무리했다. KBS새노조는 지난 9월 4일부터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파업 중이다.

KBS새노조는 지난 5일 오후 12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릴레이 발언을 시작했다. 단 1분도 끊기지 않고 534명의 조합원(27개 구역 및 지부 참여), 13명의 학자와 시민들이 참여한 240시간의 길고긴 릴레이 발언은 15일 오후 12시에 마무리됐다.

KBS새노조는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 앞에서 릴레이발언 종료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릴레이 발언은 혹한의 날씨 속에 자학적 투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며 “그러나 아나운서 조합원들이 첫 테이프를 끊은 뒤 시간이 갈수록 조합원들의 참여 열기가 높아졌다. KBS 새노조의 힘과 단결을 재발견했다는 내외부의 평가가 줄을 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릴레이 발언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죄하는 조합원, 큰 소리로 참회의 노래를 부른 조합원, 108배로 사죄의 의식을 진행한 조합원 등 방법은 각양각색이었지만, KBS 새노조 조합원들은 한마음으로 반성과 사죄의 발언을 이어갔다”며 “KBS 구성원들이 왜 파업을 하는지 자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비리 이사 해임을 촉구하기 위해 시작한 발언에서 조합원들은 지난 9년의 KBS에 대한 반성과 속죄의 참회록이 됐다“고 밝혔다.

김준범 KBS새노조 대외협력국장은 “걱정 속에 시작했지만 뜨거운 호응에서 진행됐다. 이런 성과가 투쟁에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릴레이 말하기 기간 동안 성재호 KBS새노조 위원장과 함께 6일 동안의 단식 농성을 했던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단식 농성을 하며 여러분들의 목소리와 표정을 보며 ‘이렇게 누군가한테 말을 한다는 건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란 걸 알았다. 말을 하며 결국 내 자신을 돌아볼 수밖에 없고 그 참회와 반성이라는 토대 위에서 KBS 미래가 설계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KBS새노조는 “이 모든 발언은 유튜브로 생중계되며 파업 프로그램의 신기원을 열었다”고 평했다. KBS새노조 조합원들이 릴레이 발언을 하는 동안 광화문 광장을 지나던 시민들은 현장을 찾아와 핫팩과 음료수를 건네는 등 지지 의사를 보내기도 했다. 직접 현장을 찾지 못하는 시민들은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유튜브에서 댓글을 통해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KBS새노조에 따르면 릴레이 발언의 유튜브 시청시간만 42만 시간이 넘고, 누적조회수는 6만 9000회를 훌쩍 넘었다. 240시간이라는 릴레이 발언은 국내 최장 기록이다.

성재호 KBS새노조 위원장은 “릴레이 발언이 더욱 자랑스러운 것은 칼바람 부는 강추위 속에서 우리가 흔들림없이 해냈다는 점”이라며 “ 우리가 릴레이 발언을 마치는 건 투쟁을 중단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이 릴레이 발언을 계기로 KBS를 망쳐온 이인호 이사회 체제를 해체하고 고대영 퇴진에 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릴레이 발언을 종료한 KBS새노조는 15일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열고 파업 향후 투쟁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다음주 중순에 투쟁 방향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KBS새노조 조합원들이 요구하고 있는 고대영 사장 해임이 현실화하려면 보궐이사 선임, 이사장 교체, 사장 해임제청안 제출·의결 등이 이뤄져야 있다. 방통위는 오는 22일 강규형 이사에 대한 청문을 진행하고 26일 전체회의에서 해임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방통위에서 해임 건의안이 의결되면 대통령에게 해임을 제청하게 된다. KBS새노조는 고대영 사장의 해임 절차가 내년 1월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KBS새노조는 “KBS이사회 구조조정이 관건이다. 강규형 이사 해임은 고대영 사장을 지키는 데 앞장서 온 이사회에 대한 구조조정의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 고대영 사장 해임 예상 일정 ⓒKBS새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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