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블랙하우스' 경쟁력 물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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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8일 정규 첫방송 앞둔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녹화장

[PD저널=김혜인 기자] 지난해 파일럿 2부작으로 방영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오늘(18일) 정규 첫 방송된다. 18일 방송분 일부를 촬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15일 늦은 오후에 찾은 등촌공개홀 세트장은 촬영 준비에 한창이었다. 

‘상암동 문화비축기지’를 따온 세트는 음산한 기운을 내뿜고, 11대의 카메라가 숨죽이며 방송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명을 제외한 전체등이 꺼진 뒤 ‘이슈브리핑’ 글자가 벽면에 떠오르자 낯익은 김어준 씨와 강유미 씨가 자리에 앉았다. 이번에 새로 투입된 박세용 SBS 기자의 모습도 보였다. 

▲ 15일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진행된 녹화 장면 ⓒPD저널

UAE,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소식 등을 다룬 이슈브리핑 코너. 필터 없이 쏟아지는 김어준 씨의 질문에 강유미 씨는 ‘정.알.못’(‘정치를 알지 못한다’의 줄임말)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자료 화면이 나간 뒤 강유미 씨는 “청와대가 숨기는 거 같다”, “덩치 키우려는 거 아니냐”, “잘 알아보고 덤비시지” 등 평론가와 시청자를 오가는 반응으로 촬영장 분위기를 띄웠다. 정치에 관심이 많지 않은 시청자에게 이슈를 쉽게 전달하겠다는 코너 의도가 읽혀졌다. 

‘팩트 체크’와 설명을 담당하는 건 박세용 기자의 몫이었다.

첫 촬영을 마친 박세용 기자는 “뉴스 스튜디오에서 정해진 것만 얘기하는데 돌발 질문이나 견해에 관해 물으면 조심스러웠다”며 “편집될 것 같지만 대답 못 하고 버벅거린 부분들이 있었다. 제 견해를 물으면 보도국의 견해로 오해할 여지가 생기니 최대한 조심하려 한다”고 말했다.

촬영 내내 김어준 씨의 거침없는 말과 강유미 씨의 돌발 질문에 웃음을 터트리던 주시평 PD는 “강유미 씨를 보면 ‘정알못’인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췄다는 말에 공감할 것"이라며 "JTBC <썰전>은 시사에 원래 관심 있던 사람들이 즐겨 보는데 우리는 시사를 모르는 사람도 시사의 재미를 찾게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촬영 중인 박세용 기자와 강유미 코미디언 ⓒSBS

'거의' 정통시사토크쇼를 표방한 <블랙하우스>는 동시간대 편성된 JTBC <썰전>과 정면대결을 펼친다. 프로그램 성격 등이 여러모로 겹쳐 방송 전부터 <썰전>과 비교가 많이 됐다.

촬영 현장에서 만난 김어준 씨에게 경쟁력을 묻자, 엄지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저요 저”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주시평 PD는 ‘색다른 관점’을 내세웠다. 주 PD는 “기존의 언론에 주류 관점이 있다면 ‘한번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어떨까’라는 차원에서 이슈를 다룬다. ‘이슈 브리핑’ 때도 UAE에 대한 진실공방보다도 기사가 어떻게 확대 재생산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흑터뷰’ 코너에서는 '질문특보' 강유미 씨가 진가를 발휘했다. ‘다스는 누구겁니까?’라는 질문을 끈질기게 던진 파일럿 방송이 나간 뒤 SBS 기자들 사이에 '실직이 우려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파일럿 방송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뻗치기’를 했던 그는 이번엔 다스 본사가 위치한 경주를 찾았다.

강유미 씨가 ‘흑터뷰’ 촬영을 위해 다스 본사를 찾아간 날은 실제 영하 15도를 찍었던 날로 담당 PD가 미안할 정도로 열심히 촬영했다는 말도 전해졌다.

'이슈 벙커' 코너에선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나와 ‘북한의 공포와 욕망’을 주제로 깊이 있는 토크를 나눴다. 세 명이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썰전>과 비슷해 보였지만, 의견 차이보다는 정보를 더 깊게 다루는 데 무게를 두면서 차별화를 꾀했다.  

▲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촬영 중인 김어준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첫 회에는 ‘이슈브리핑, 흑터뷰, 이슈 벙커, 아는 척 매뉴얼, 독한 대담’ 등 총 5개 코너가 전파를 탈 예정이다. 파일럿 방영 당시 코너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제작진은 촬영 전날까지 함구한 중요 인물이 ‘독한 대담’에 출연해 코너를 줄일 수 없었다고 귀뜸했다. 

비밀리에 섭외한 '독한 대담'의 주인공이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었다는 사실이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제작진의 떠들석한 납치(?) 작전에 하루만에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양정철 전 비서관은 이날 '독한 대담'에서 지방선거 불출마,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한 대선 비하인드 스토리,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고 SBS측은 전했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18일 목요일 밤 11시 10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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