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북미 정상회담 무산에 곧바로 '안보 위기' 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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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트러진 안보 태세부터 재점검해야"...TV조선 '풍계리 폭파 연막탄' 오보 소동

[PD저널=김혜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이 무기한 연기됐다.

25일 주요 일간지 대부분이 이 소식을 1면 톱기사로 다룬 가운데 <조선일보>는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을 '북한 탓'으로 돌리면서 '안보'를 강조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25일자 사설 ‘트럼프 미‧북회담 전격 취소, 비상한 안보 상황이다’에서 “미북 정상회담에 이상 기류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김정은이 중국 시진핑과 두 번 만난 이후 남북 고위급 회담을 돌연 취소하면서부터”라며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책임을 북한에 물었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김정은이 깨끗하게 핵을 버리고 남북 공영의 길로 나오기를 바랄 뿐"이라며 "최근 보인 북의 이상행동들은 도저히 핵 포기를 결단한 것으로 볼 수가 없었다"고 트럼프의 결정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전망과 관련해서도 <조선일보>는 "당장 시급한 것은 한·미 간의 굳건한 공조"라면서 "앞으로 김정은이 어떤 돌발행동을 할지 모른다. 크게 흐트러진 안보 태세부터 재점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25일 조간신문 1면 기사 화면 갈무리.

<조선일보>는 제외한 다수의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과 함께 풍계리 핵시설 폐기 행사 날에 전격적으로 판을 엎은 결정을 비판하는 분위기다.  

<한국일보>는 ‘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전격 취소, 한반도 정세 돌변했다’ 사설에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폐기는) 그야말로 북핵의 심장부를 스스로 무너뜨림으로써 비핵화 조치의 1막을 올린 것인데, 북한으로서는 제대로 한 방 먹은 격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함으로써 북미 간 신뢰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서 신의를 저버렸다는 논란과 비판은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대응이 중요하다고 썼다.

<중앙일보>는 ‘무산 위기 몰린 북핵 협상…그래도 막판 ‘빅딜’ 포기 말아야‘ 사설을 통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버튼을 누른 것은 비핵화 의지를 가시화한 조치라 평가할 만 하다"며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을 면담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직격하지 않고 나름의 수위를 조절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겨레>는 ‘트럼프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와 북한 핵실험장 폐기’ 사설에서는 “(트럼프의 서한은) 참으로 놀랍고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이해하기 어렵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하길 바란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온당치 않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경항신문> 역시 ‘북한은 풍계리 폭파했는데 미국은 회담을 취소하다니’ 사설을 통해 “(도늘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서한은) 국제관례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 TV조선에 올라온 사과문 화면 갈무리. 24일 저녁에 올라온 기사는 삭제됐다.

한편, <조선일보> 자회사인 TV조선은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에 섣부른 의혹을 제기했다 기사를 내리는 소동을 벌였다. TV조선 인터넷 뉴스는 24일 저녁 11시 28분부터 10분가량 ‘풍계리 갱도 폭파 안해...연막탄 피운 흔적 발견’이라고 보도를 내보냈다. TV조선 측은 “온라인 뉴스팀의 착오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며 기사를 지우고 사과 기사를 다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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