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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가기 싫어’, 참신한 모큐멘터리

기사승인 2018.09.17  1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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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의 애환 발랄한 분위기에 담아...화제성 확보는 지켜봐야

[PD저널=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지난주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첫 방송을 시작했다. KBS가 6부작으로 만든 오피스 모큐멘터리 <회사 가기 싫어>가 그 주인공이다.

요즘 세대가 혹할만한 자조적이면서 직설적인 제목과 내용인데다 우리 안방에선 거의 본적 없는 모큐멘터리 형식이라니 일단 신선하다. 직장 생활의 부조리와 답답함을 재구성해 직장인들의 애환과 고충을 전하고, 대안을 모색해보자는 기획 취지를 발랄하게 풀어낸다.

이 모큐멘터리의 무대는 가상의 중소기업 ‘한다스’의 영업기획부서다. 모큐멘터리는 허구의 설정이나 상황을 실제처럼 보이게 하는 장르로, <회사 가기 싫어>는 직장 문화 탐구라는 다큐멘터리의 기획을 시트콤의 재미와 젊은 감각으로 포장했다. 이와 같은 시사교양의 예능화는 올해 방송가에 나타난 두드러진 경향이다.

▲ KBS 오피스 모큐멘터리 <회사 가기 싫어> 예고 화면 갈무리. ⓒKBS

<회사 가기 싫어>의 첫 장면은 ‘한다스’의 한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는 것으로 시작한다. 빈 자리에 들어온 경력직 직원 김기리가 겪는 연봉 협상의 불합리한 문제를 비롯해 직장인들의 서열 중시 풍토와 회식 문화 등 현실 직장인들의 이야기가 한다스의 사무실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인사고과라는 칼을 쥔 상사의 권력, 건배사 제안과 같은 특유의 강압적인 조직문화는 물론, 난무하는 책임 전가와 성과 끼어들기, 상사의 인격 모독 등등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보았을 일들과 고초를 소소한 웃음 위에서 풀어나간다.

녹록지 않은 현실을 반영했지만 분위기는 발랄하다. “대한민국 회사 다 족구하라 그래”, “옥상으로 따라와”와 같은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패러디, 휴대전화 촬영 영상, CCTV 영상, 뉴스자료, ‘인발브’ ‘디벨롭’ 등의 급여체 안내, 바둑 중계로 회식 자리 배치를 설명하는 병맛 코드, 출연진과 전문가 인터뷰 영상 등등 여러 이질적인 요소들을 빠른 호흡으로 이어 붙여 우리네 직장 문화를 관찰한다.

<회사 가기 싫어>는 직장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들을 유쾌한 방식으로 재구성하는 데에만 머물지 않는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아무 생각 없이 쓰는 ‘넵’이란 신조어에 대해 그냥 지나치지 않고 회사 생활의 상징적인 산물로 탐구한다. 서예가부터 문화평론가, 사회학자까지 찾아가 용어의 탄생과 사용 양태를 추적하고 갑을 관계에서 피어난 이 신조어에 정확한 의미를 부여한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간절히 바라서 어렵게 입사하고도 다시금 퇴사하고 싶게 만드는 회사 생활의 문제가 무엇인지 함께 터 넣고 이야기하는 장을 마련한다. 여기에 개그맨 김기리와 웹드라마에서 두각을 나타낸 소주연을 비롯해 연극계에서 경력을 쌓은 배우들의 연기도 극의 새로움을 더한다.

수많은 ‘유리지갑’ 샐러리맨, 특히 젊은 세대 직장인들의 호응을 얻을 것이라 예상과 달리 첫 회 시청률은 1.2%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의 시청자가 많이 포진된 수도권 시청률도 1.4%로 별반 다르지 않다. 다음날 실검에도 등장하지 않는 걸 보면 화제성 면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고 말하기 어렵다.

젊은 세대의 화이트칼라 샐러리맨이 배경이다 보니 공감하고 관심을 가질만한 타깃 시청자가 좁은 탓도 있겠지만 2014년 방송된 tvN <미생>이나 미드 <더 오피스>처럼 빨려들게 만드는 캐릭터나 스토리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색다른 시도, 명확한 메시지, 일관된 톤은 좋지만 우선 이야기가 재밌어야 시청자들이 찾는다.

1회는 마치 본문의 줄거리 자체는 그저 그런데, 주석의 내용이 더 흥미를 끄는 책을 읽는 것 같았다. 흥미롭긴 했지만 특별한 에피소드 없이 예상 가능한 이야기들 속에서 회사 생활의 부조리를 끄집어냈다는 점이 아쉽다. 참신한 시도에 걸맞은 에피소드가 앞으로 대기하고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webmaster@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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