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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진미위 "'기자협회 정상화 모임'='화이트리스트'"

기사승인 2018.10.16  17: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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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 조사 결과 발표, "가입 거부 기자들 인사상 불이익"...징계 요구 효력 정지 가처분 결정에 이의 신청

▲ KBS 과거 청산 기구인 '진실과 미래 위원회'가 16일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KBS가 박근혜 정부 시절 보도국 내부의 비판을 견제하기 위해 이른바 ‘기자협회 정상화 모임’을 만들고, 이 모임에 가입한 이들에게 인사상 특혜를 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KBS의 과거 청산 기구인 ‘진실과미래위원회’(이하 진미위)는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정권 당시 KBS에서 일어났던 방송 공정성·독립성 침해 사례에 대한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기자협회 정상화 모임’은 지난 2016년 3월 KBS 보도에 비판적이던 KBS기자협회의 기능을 무력화하기 위해 당시 보도국장 등의 주도로 생겨났다.

이 가운데 보도본부 간부들이 가입을 권하며 인사상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거나, 가입을 거부한 앵커가 뚜렷한 이유 없이 개편 때 (기자협회 정상화) 모임 참여자에게 자리를 내주는 일도 있었다고 진미위는 설명했다.

진미위는 또 ’정상화 모임’ 참여 여부가 일종의 ‘화이트리스트’로 작용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진미위에 따르면 모임이 결성된 이후부터 2018년 4월까지 선발된 특파원 12명 중 10명이 모임 가입자였다. 모임 출범 뒤 선발된 기자 앵커도 전원이 모임 가입자였으며, 보도본부 부장급 이상 보직자 60명 가운에 88%인 53명이 모임 가입자에 해당했다.

조사 과정에서 당시 KBS 보도본부가 모임 가입자들을 별도 관리했음을 보여주는 문서의 존재도 나타났다. 이 문서는 당시 KBS 인사부에서 사용하는 파일 서식을 활용한 것으로 ‘비고’란에는 ‘정상화 모임’ 가입 여부가 표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미위는 해당 문서를 두고 “당시 KBS 본사 기자 563명을 부서별로 나열한 뒤 비고란에 모임 가입 여부를 표시해 전체 가입자 및 비가입자 현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작성돼 있다”며 “해당 문서가 기자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발견됐으며 인사 권한을 가진 보도본부장의 지시로 작성된 것으로 보면 ‘블랙리스트’ 혹은 ‘화이트리스트’로 악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 KBS 과거 청산 기구인 '진실과 미래 위원회'가 16일 공개한 내부 문서 ⓒ PD저널

진미위 위원장인 정필모 KBS 부사장은 “가입자 명단을 만들어 놓고 인사관리에 악용했다는 점에서 근로기준법을 위반했을 소지도 있다”며 “KBS와 같은 공조직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진미위는 △ ‘정상화 모임’을 비판하는 글을 외부 매체에 기고한 기자에 대한 부당인사 △ 영화 <인천상륙작전> 보도 관련 강압적 취재 지시 및 부당징계 △ 성주 군민 사드 배치 반발 보도 관련 강압적 취재 지시 및 편성규약 위반 △ 2012년 파업 부당징계 등을 조사하고 피해자 구제 등 후속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출범한 진미위는 1차적으로는 내년 4월까지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복진선 진미위 추진단장은 “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되겠지만 모금 방송, 정부 협찬을 받은 프로그램 등의 실태를 조사하고 개선안을 마련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며 “징계를 목적으로 진미위 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새 시대를 맞이해 KBS에서 떨쳐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필모 부사장 역시 “시효가 지난 사건이라 해도 조사해서 기록으로 남기고, 그 기록을 바탕으로 보완장치를 마련할 것”이라며 “KBS의 미래를 열고 다시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는 데에 대다수 시청자도 동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다만 진미위는 최근 정치권 등에서 제기된 ‘이메일 사찰’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진선 단장은 “의혹 제기에 등장한 사례 중 하나는 이미 다른 조사자들로부터 진술을 받은 내용을 토대로 질문했던 것이고, 또 다른 사례는 사내 이메일 시스템 ‘수신확인’ 기능을 통해 확인한 것”이라며 “진미위 활동을 의도적으로 방해하기 위한 악의적인 시비걸기에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법원이 진미위의 일부 운영규정에 효력 정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이의를 신청했다. 앞서 진미위는 KBS에 ‘기자협회 정상화 모임’ 책임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으나, 징계요구 효력이 정지되면서 현재는 후속 인사 조치가 보류된 상태다.

복 단장은 “(진미위의 징계요구권은) 인사규정에 있는 수준이지 새로운 징계 권한을 만든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오늘(16일) 법원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며 “앞으로 법원의 판단에 따라 향후 조치를 고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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