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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자충수, 승부는 끝났다

기사승인 2019.01.02  11: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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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운영위 ‘靑 특감반 의혹’ 보고, 전화위복 기회 만든 조국 수석

▲ 지난 3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오후 전체회의에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새해맞이로 바빴던 지난 31일, 국회 운영위원회는 국회 사상 처음으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불러 특별감찰반 논란과 관련해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운영위원을 특감반 진상조사단 위원들로 교체하며 전의를 불태운 자유한국당은 고성과 호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정가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15 시간의 공방전은 한국당 완패로 끝났다는 것이 언론과 정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한국당은 산업안전법을 통과시켜주는 조건으로 임종석 실장과 조국 수석을 국회에 불러 세웠다. 운영위 현안보고에선 한국당 위원들의 고성과 일방적 비난, 망신주기식 발언이 쏟아졌지만, 김태우 수사관이 제기한 의혹에 한발 나아간 ‘한방’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국회 운영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으로부터 “(한국당이) 저런 정도 주장을 가지고 상임위를 열자고 그랬나? 생각보다 너무 부실하다”는 핀잔까지 받았을 정도였다.

주요 방송사들이 생중계할만큼 주목도가 높았던 자리에서 한국당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패배했다. 반대로 궁지에 몰렸던 조 수석은 전화위복의 전리품을 챙겼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은 조 수석과 임 실장 카드를 내세워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만들었다.

여야 대치로 산안법 등의 통과 가능성이 낮다는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야당이 요구하는 임종석 실장, 조국 수석의 국회 운영위 출석을 받아들였다. 한국당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선 입법처리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카드를 야당에게 던져준 것은 ‘신의 한수’가 돼 하락일변도의 지지율은 다시 반등의 기회를 얻었다. 현 정부의 실정을 폭로,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했던 한국당은 거꾸로 민심의 역풍에 직면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예리하게 공격할 것처럼, 사냥개처럼 폼만 잡다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까 온순한 양처럼 아무 내용도 없었다...새해는 심기일전해서 대한민국을 다시 한 번 뛰게 만들어야 되는데, 언제까지 이런 정쟁의 늪에 빠져 있을 거냐’ 이런 여론이 일어날 것”이라며 여론의 반전을 예상했다.

또 한국당과 보수언론이 부풀린 비위 수사관의 일방적 주장을 청와대가 해명하고 반박하는 기회를 만들어 준 셈이 됐다.

한국당은 예상대로 ‘민간인을 사찰했다’ ‘공직자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 ‘여권 인사의 비리 첩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근거나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여기에 임종석 실장과 조국 수석은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이만희 한국당 의원은 김정주 전 환경산업기술원 본부장이 현 정부 블랙리스트에 올라 억울하게 퇴직했다며 김 전 본부장의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하지만 김 전 본부장은 2년 임기를 채운 뒤 1년 연임까지 한 사실이 곧바로 확인됐다. 김 전 본부장은 2016년 20대 총선 때 새누리당(현 한국당) 비례대표 23번이었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정부 지지자들, 동요하던 일부 지지자들에게 안도감과 함께 결속력을 키워주는 계기가 됐다.

한국당은 의도대로 수석과 실장을 몰아붙이지 못하자 합의된 의제와 상관없는 질문을 들고 나왔다. 문 대통령 딸의 아파트 매매와 관련된 또 다른 의혹을 질의하다 제지를 당한 것이다. 사실관계를 떠나 최소한의 신사협정을 지키지 않는 한국당 의원들의 자질과 품격을 내보인 꼴이 됐다.

운영위원회 생중계를 보면서 최소한 한국당이 정권을 잡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 이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촛불 시민들이 행정부와 사법부를 바꾸는 데는 상당 부분 성과를 냈지만 아직까지 국회의원의 구태를 심판할 수 없었다. 촛불 민심을 두려워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은 국회 본회의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베트남 관광을 떠날 정도로 오만하다. 2020년 국회의원 선거는 이제 내년으로 다가왔다.

완패를 인정하지 않은 한국당은 다시 국정조사, 특검 등을 거론하며 ‘김태우 카드’ 활용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질 게 뻔한 카드로 승부를 거는 건 도박판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webmaster@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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