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난 푹·옥수수 통합법인...SKT 한발 양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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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지상파 4: SKT 1' 비율로 구성...4월 본 계약 체결할 듯

▲ 지난 1월 열린 <방송3사-SKT 동영상 플랫폼 공통사업 양해각서 체결식>에 참석한 최승호 MBC 사장, 양승동 KBS 사장, 박정호 SKT 사장, 박정훈 SBS 사장(왼쪽부터) ⓒ MBC

[PD저널=이미나 기자] 지상파 3사의 '푹'(POOQ)과 SK텔레콤의 '옥수수'를 통합한 OTT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4월 본 계약을 앞두고 최근 4사는 통합법인의 대표이사를 내정하고 이사회 구성 등에 대한 합의를 마쳤다.

업계에 따르면 통합법인의 이사회는 총 5명으로,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에서 각각 한명씩 이사를 보내기로 했다. 통합법인 초대 대표이사는 이번 통합 논의에 참여해온 이태현 KBS 콘텐츠사업국장이 맡는다. 통합법인 이사회 구성이 지상파 4: SKT 1의 비율로 정해진 셈이다. 

지상파와 SK텔레콤은 이사회를 동수로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각 사별로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4사가 모처럼 의기투합한 만큼 '공동경영'의 취지를 살리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앞으로도 통합법인을 키우는 데 4사가 합심해 제대로 된 OTT를 만들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통합법인의 초기 지분 비율도 MOU 체결 당시에 정한 지상파 7: SK텔레콤 3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 통합법인의 50%까지 지분을 확보하기로 한 SKT가 초기 이사회 구성에선 한발 양보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박정호 SKT 사장은 통합 OTT 제작비 등에 2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선 유상증자 형식으로 통합법인에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푹-옥수수 통합법인이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사업자들에 맞서 추진되고 있는 만큼 콘텐츠 투자가 성공의 전제 조건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SKT가 통합법인에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투자할 것인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SKT 관계자는 "지상파에 양보를 많이 했다고 볼 수 있지만 시장 상황이 시급하다"며 "(투자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법인의 주요 타깃은 국내 시장이다. '푹'과 '옥수수'의 가입자를 더해 국내 최대 OTT로 자리매김하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한편 대작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투자를 받아 제작된 콘텐츠는 지상파와 통합법인의 OTT 서비스에만 독점 공급된다. 

여기에 '한류 콘텐츠'가 통하는 아시아 시장으로의 진출도 염두에 뒀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법인의 주 타깃은 국내와 아시아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지상파 3사가 북미 지역에서 공동 운영하고 있는 OTT '코코와'도 함께 통합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나, 주 타깃이 되는 시장을 국내와 아시아로 선정한 만큼 현재까지 유력하게 검토된 방안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양측은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도 임의적 사전심사를 신청한 상태다.

임의적 사전심사에서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 정식 심사 기간이 짧아져 올 상반기 내에 통합법인의 승인이 완료될 가능성도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3월 초 사전심사 신청이 들어왔고, 3월 중순 처음으로 담당자들을 만나 설명을 들었다. 현재는 자료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최근 정부가 유료방송 M&A에도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는 데다, 통합법인 출범 단계에서도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던 만큼 업계는 공정위 심사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지난 7일 방통위는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간접적으로나마 통합법인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많이 나눴다"고 밝힌 바 있다.

지상파 관계자는 "공정위의 판단은 두고 볼 문제지만, 유료방송 시장 재편을 비롯해 통합법인 문제 등을 두고 전체적으로 미디어 시장의 양적 확대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공감대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도 "현재는 공정위에 심사를 요청하고 자료를 추가로 낸다든지 하는 단계"라며 "공정위로부터 특별히 보정명령을 받은 것은 아직까지 없다"고 밝혔다.

'그랜드 OTT' '푹수수' 등 다양한 가칭으로 불렸던 통합법인 OTT의 이름은 아직까지 미정이다. 통합법인의 설립이 가시화된 이후 시장조사 등을 거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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